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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을 향한 유기적 몸짓, 윌리엄 포사이스의 ‘림브스 테오렘’
FROM PARIS
글 배윤미(파리 통신원) 10/31/2014 |   지면 발행 ( 2014년 10월호 - 전체 보기 )




파리의 가을이 예술로 물드는 ‘파리 가을 축제(Festival d´Automne à Paris)’가 시작됐다. 세계적인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를 만날 수 있어 더욱 설레는 무대다. 그는 올해 9월 4일부터 2015년 1월 16일까지 프랑스 전역을 돌며 여섯 편의 작품을 선보이는 사이클 무대를 펼치고 있는데, 포문을 연 작품이 바로 지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샤틀레 극장에서 공연한 ‘림브스 테오렘(Limb´s Theorem)’이다. 이 작품은 포사이스가 샤틀레 극장 전속 아티스트로 몸담았던 1990년에 완성한 것으로,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의 최고 역작이라 할 만큼 미학적인 탐구와 시사성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이 기념비적인 무대는 포사이스가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와 함께 최고의 오페라 극장 발레단이라 평가받는 리옹 오페라 발레의 연기로 펼쳐졌다. 전체는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이한 점은 ‘도면의 적’이란 부제를 단 2부가 단독 공연이 가능한 독립적 작품으로 고안되어 있어 가장 마지막에 펼쳐진다는 것이다(1부와 3부가 먼저 공연되고, 2부는 별도의 무대처럼 마지막을 장식한다).

‘림브스 테오렘’에서는 인체의 동작뿐 아니라 세트·조명·의상·음악 등 모든 것이 춤의 세포가 된다. 마치 우주를 향한 거대한 레이더 같은 사각 세트도 360도 회전하는데, 이는 무용수가 몸으로 짓는 플롯과 어우러지며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로 확대·재생산된다.

1부는 클래식 발레 어법이 묘하게 뒤틀리며 해체·변용되어 마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처럼 규칙적인 박동 아래 여러 독립적인 인체의 움직임이 공통분모 없이 펼쳐지고, 3부는 구불구불한 벽 앞뒤에서 무용수들이 조명을 들고 이동하며 빛과 어둠의 아라베스크를 창조한다. 작품 제목처럼 무용수들이 어두운 림브(limb, 일종의 연옥)에 망령처럼 출몰해 배회하는 것만 같다.

2부는 포사이스가 직접 고안한 장치가 나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천문대의 둥근 지붕을 칼로 자른 것 같은 세트 위에 시계판의 숫자들이 투사되는데, 건축학적으로도 뛰어나지만 그의 미래지향적인 발상을 엿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그는 확실히 발레의 영역을 뛰어넘어 현대무용·현대미술 그리고 건축 분야까지 두루 섭렵한 멀티 아티스트다. 최근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 초청된 사실만 봐도 예술과 인문학에 대한 깊은 조예를 가늠할 수 있다. 이 연속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12월 샤요 궁에서 펼쳐질 그의 최신작 ‘스터디 #3(Study #3)’이다. 그동안 창작한 수만 개의 안무 동작을 발췌해 또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물론 ‘림브스 테오렘’의 일부분도 녹아 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글 배윤미(파리 통신원) 사진 Festival d´Automne à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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